기사단장 죽이기,



. 다시 느끼는 바, 여전히 진심으로 하루키의 소설이 좋다. (물론 하루키의 에세이는 더더욱,)

. 기사단장 죽이기는 나같은 독자에게는 일종의 하루키 종합선물세트같은 책이었다. 

양을 찾는 모험, - 기사단장과 양사나이, 아마다 마사히코와 쥐,
댄스댄스댄스, - 다양한 음악들, 유키와 아메를 생각나게 하는 마리에와 쇼코, 고혼다와 멘시키,
국경의 남쪽, 태양의 서쪽, - 시마모토와 미야기에서 만난 여자
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, - 벽과 우물, 그리고 여행 끝의 집에서의 휴식, 야미쿠로와 메타포
태엽감는 새, - 역시 벽과 우물, 노몬한과 난징 대학살,
1Q84, - 약간 어긋난 세계
해변의 카프카, - 기사단장과 고양이, 조니워커, 커널 샌더스
그리고, 지금까지의 많은 인터뷰와 에세이들에서 나왔던 그의 생각들 - 벽, 아일랜드 위스키, 시스템,

. 위키, 나무위키를 보면 이 하루키의 '자기복제'성향에 대해 따로이 항목이 있을 정도다.  
그리하여, 어떤 이들은 이 유사성을 끝없는 동어반복과 자기 복제라며 폄하하는 일도 많은 모양이다. 그러나,
나는 하루키의 자기복제가 늘 그립고 새롭고 또 흥미롭고 재미있다.

. 다르게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은가, - 댄스댄스댄스에서처럼,
"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."

. 아무래도 나도 나이가 든 모양이다.
70년대 중반 태생, 90년대에 20대 초반을 지난 이들, 
우리는 모두 리버럴에 개인주의자, 그리고 어설픈 휴머니스트, 였다고 생각한다.
전체주의는 싫었지만, 다름에 대해 극단적으로 배타적인 개인주의까지는 이르지 않았던, 

. 하루키 아저씨의 책이 딱 그 가운데 있다.
하루키의 책이 좋다는 것은, 아무래도 무엇인가를 향해 변화하거나 할 때는 지난 것이리라.
50대에 나같은 20대가 심취했던 그가, 이제 70대가 되었고, 여전히 같은 글을 쓰고, 나는 40대가 되었다, - 는 것일거다.
[모든 것이 연결]된, 그 연관성을 날마다 짚어보며 또 하루를 사는, 그런 소시민의 삶을,
슬퍼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.
   

by hilevel | 2018/07/17 13:59 | stuff. | 트랙백 | 덧글(0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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